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해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 곳 까지 이동한다.



버스가 최신식이었다. 동네(구미)의 후진 버스만 봐왔던 우리에게는 문화충격 수준이었던 버스.



깊은 한 밤중에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호텔에 가는 도중에 지하철이 끊기지나 않으면 다행.



모노레일 탑승 대기 중.



일본의 신문물을 접하는 중.



표정이 비장하기까지 하다.



하마마츠쵸행 열차를 타고서 갈아 탔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나는 친구와 달리 아주 심한 촌놈은 아니어서, 서울에서 지하철을 많이 이용해 본 편이었으므로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도쿄의 지하철은 생각보다 악랄했다. 우리는 이 환승을 잘못해 하네다공항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모노레일이긴 하지만- 가격도 매우 악랄하다. 다른 노선도 2-300엔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므로 한국에 비해서는 대중교통 요금이 매우 비싼편이다.



심지어 다른 노선인 경우, 환승을 위해 밖으로 나와서 다른 노선의 지하철역으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요금은 새로 결제해야 하고. 도쿄의 경우 국가가 운영하는 국, 도쿄도에서 운영하는 도철, 민간이 운영하는 사철으로 나눠져 있어 복잡하기 그지없다.




정신없이 여기저기 묻고 또 물어서 환승하고 이동했다. 숙소는 하네다 공항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었다.





벌써 조금 지치기 시작했다.



요 몇년새에 세상이 정말 크게 바뀌었다고 느끼는 것인데, 당시 스마트폰 따위는 없었으므로 지금에 비해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나름대로 휴대폰이나 미니PMP 등에 자료를 담아 갔지만 주요 여행정보는 모두 오피스로 작성, 프린트해서 가지고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있는자료 없는 자료 모두 찾아서 이동 동선까지 꼼꼼하게 기록 해놨던 것이 대단하게도 느껴진다. 지금도 성격상 여행 계획을 제법 꼼꼼하게 짜서 간다. 하지만 이때도 지금도 변함 없는 것은 계획따윈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하철에 사람도 많이 없고 널널해서 셀카를 찍으면서 갔다.



이 당시 지하철에서 느낀 것은 한국 지하철에 비해 약간 좁다는 것이었다. 광고가 많아서 일본같은 느낌이 물씬난다.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선쿠스라는 편의점으로 향했다. 잘 알지못하는 편의점 브랜드이긴 하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다채로운 편의점 도시락, 간식 등을 보며 우리는 선택장애에 빠졌다.



음료도 주류도 우리나라 편의점에 비해 매우 다양했다.



지금은 한국도 편의점이 크게 발달해 도시락이나 각종 디저트 류도 종류가 많아져서 선택의 폭이 넓지만, 당시 일본 편의점은 다채로움의 경연이었다.



우리가 묵게 된 마고메 역의 도쿄인 호텔. 이때 얻게 된 교훈은 숙소를 잘 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도심까지 거의 4-50분거리에 위치한 도쿄인호텔은 이동이 매우 불편했다. 그리고 건물 옆에서 공사 중이었기 때문에 소음도 불편함에 한 몫 했다. 날씨가 더웠는데 에어컨이 보이질 않아 창문을 열어두고 잤는데, 공사가 매우 시끄러워 좀 처럼 잠을 잘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에어컨 버튼을 찾고서는 광선이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호텔에 에어컨이 없을리가 있겠는가.. 많이 어렸던 모양이다. 아니면 좀 병신이거나.



화장실이 매우 넓고 광활했다.



편의점에서 사온 츄하이와 푸딩을 큰 냉장고에 넣었다.



방 역시 매우 넓고 광활했다. 두 사람이 생활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야경은 뭐 나름대로 마음에 들었다.



서둘러 씻고 놓여져 있는 유카타형 가운을 입었다.



여행 전부터 구내염이 있었는지, 챙겨 온 알보칠을 바르는 광선. 딱히 피곤할 것도 없었을 텐데 왜 구내염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영양실조인가.. 얼마 후 고통에 날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한 컷.



밤 늦게 도착한데다 번화가에서 거리가 꽤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따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바로 잠들기는 아쉬웠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맛난 음식들을 가득 사가지고 와서 나름의 첫 일본여행 축하 파티를 열었다.



나의 규동 도시락.



광선이의 덴뿌라 도시락.








이때는 신문물에 해당했던 푸딩. 이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매일매일 푸딩을 사서 먹었다. 분명 아주 맛있지는 않았는데, 무슨 의무감이었을까?



529호였다.



이제 자볼까.



잔다.



아침이 밝았다. 나는 잠귀가 밝은편이라 문을 열어놓은 상태로 잠을 별로 자지못했다. 덥기도 더웠고. 그래서 거의 한 시간 정도만 자고 더이상 잠이 오지 않아 창밖 광경을 찍었다.



제법 밝은데 이때 시간은 5시 정도였다. 일본이 한국에 비해 조금 더 동쪽에 위치해 있으므로 해가 더 빨리 뜨기 때문인듯 하다.



예민하지 않은 녀석은 침대를 모두 차지하고 퍼질러 자고 있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촬영했던 사진들. 지금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다. 역시 나같이 물건을 잘 챙기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디지털이 좋다.





완전히 해가 떴고 아침이 되었다.



여전히 자고 있는 광선이를 깨워 여행 일정을 준비했다.





미리 준비해둔 자료를 보고 일정을 체크했다.



실컷 자고도 비몽사몽.



한껏 어질러 둔 채로 방을 나섰다. 사실 방을 청소해주는지 몰랐는데, 일정을 마치고 오니 깔끔하게 치워져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빨간 여행책을 가지고.



광선이가 미리 연락해서 만나기로 한 토모에상에게 미리 전화를 하고 우리는 호텔을 나섰다.



대부분의 경험이 첫 경험이 될 것이었다. 첫 환전, 첫 출국, 첫 일본, 첫 도쿄. 사실 일본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 하나만큼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기약없이 일본에 가자는 이야기만 늘 오갔다. 가장 친했으며, 가장 비슷한 성향을 가진 친구 광선이와는 언젠가 갈것이라는 예상만 하고 있었는데, 입대를 앞 둔 광선이의 급격한 심경변화로 인해 입대를 한달여 앞둔 상태에서 여행 계획이 시작되었다. 당시 신종플루로 인해 병무청의 출국에 대한 반려조치 등 각종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은 출발을 하게 되었다.



당시 꽤나 저렴했던 고속버스를 통해 서울로 향했다. 땡처리를 통해 구입한 항공권은 김포에서 오후 느즈막히 출발하는 비행기였다. 여담이지만, 땡처리로 나름대로 저렴하게 구입했던 항공권은 1인당 왕복 40여 만원에 달했다(!). 오사카를 왕복 10만원대에 다녀오는 것이 예사인 지금에 보면 꽤나 비싼 가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급하게 계획된 일정이니만큼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게다가 당시 환율도 약 1300원대에 달해 여러모로 돈이 많이 들 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



첫 해외여행으로 몹시 들뜬 모습이다. 연인에게나 보낼법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녀석.



연인 컷 같아서 몹시 기분이 나쁘다.



누가봐도 여자선글라스의 모양이다. 하지만 이때는 광선이가 가져온 '누나표 선글라스'가 아주 멋져보였다. 안경 다리에 적혀있는 'Calvin klein'은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꼬맹이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 4박 5일 치고는 제법 꽉꽉 들어찬 캐리어를 끌고 갔다. 첫 해외여행은 때로 발생하는 나의 과도한 준비성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옆에는 복선으로 우리가 곧 신게 될 전투화가 카메오로 출연.



지하철이 아직 익숙치만은 않았던 시기. 개찰구에 놓여있었던 무료 지하철노선도를 들고 크게 펼쳐 보며 갈 곳을 찾곤 했다. 물론 휴대폰에도 노선도가 탑재되어 있어 제법 편리하게 사용 할 수 있었다.



당시 사용했던 머니클립. 예전에 사용했던 휴대폰번호가 정겹다. 강남 SLR렌트에 들려 24-70렌즈를 렌트했다. 더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캘빈클라인.



렌즈 테스트샷은 나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처음 써보는 24-70 렌즈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손목시계의 디테일을 표현해주는 뛰어난 화질. 4박 5일간 내 손목을 고장낸 뛰어난 무게.



이어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지하철 내에서 충분히 테스트를 마쳤다.





심심했던 모양이다. 



그는 엔돌핀이라고 한다.



오랜 시간 이어온 오덕질로 인해 일본어 회화가 제법 능숙했으나, 지나친 준비성은 전자사전까지 챙기게 만들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짐만 늘었다.



스트릿 패션피플처럼 보이고 싶었다. 스투시 티 같은걸 끼얹나?



아련아련한 모습.



멋진 게스가방도 함께 했다. 뭐야.. 흔한 부자잖아..



김포공항에 도착한 만족감은 기념사진을 찍기에 충분했다.



기..김포공항..



고등학교시절 왔던 김포공항. 출국을 위해 다시 들린 이곳은 통로가 정말 길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음식을 먹자, 하고서 라볶이와 김밥을 사먹었다. 별로 훌륭한 선택은 아니었다.



아직 인천공항에 가본적이 없었던 내게, 김포공항은 정말 넓고 광활한 곳이었다.



탑승수속 중.



벌써 좀 피곤해 보이는 얼굴.



우리가 이용하게 될 항공사는 일본항공 JAL이었다. 그래, 일본이라면 일본항공이지.



출국이라는 게 이렇게 귀찮고 오래걸리는 것인 줄은 몰랐다.



이것저것 쓸것이 많았다. 우리같은 촌놈들은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지 않으면 비행기를 놓칠 것이 분명해보였다.



드디어 받은 항공티켓. 내 이름이 새겨진 항공티켓을 보니 가슴 깊이 설레어온다.



우리가 타게 될 비행기 JAL.



마지막으로 전화해 자랑 할 곳을 찾는다





모두 준비 된 듯한 굳은 표정.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저녁 도착, 아침 출발. 그야말로 가장 좋지 않은 일정이었다. 도착해서는 바로 자야하니 숙박비가 나가고, 자고 일어나서 바로 귀국해야하니 또 숙박비가 나가는 일정. 해외여행은 아침에 도착하고 저녁에 귀국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처음 타본 비행기는 제법 마음에 들었다. 아.. 물론 수학여행으로 제주도에서 내륙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었지만, 술에 취해 잠들어있었으므로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비행기가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옆에 앉은 여성은 일본어를 할 수 없었다. 영어도 할 수 없었다. 시트벨트를 해달라는 승무원의 일본어와 영어를 모두 알아듣지 못했으므로 우리가 알려주었고,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말 역시 나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약 두 시간의 비행동안 그녀가 한 말은 단 한마디, 국제 공용어 '콜라'였다.





이제 해도 거의 모습을 감추었다. 완전한 밤비행기가 될 듯 하다.



사실 기내식이 있는줄은 몰랐는데, 비행기가 뜨고 안정권에 접어들기 무섭게 승무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도시락을 나눠줬다. 기껏해야 두 시간 가는데 굳이 밥을 먹이려는 그들의 노력이 가상했다.



밥은 제법 괜찮았다. 먹다가 목에 가시가 걸린 듯 해 한 1-20분 고생을 한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여행책을 들여다보며 도쿄여행을 준비한다.



스마트폰따위가 없었던 당시, 우리가 의지 할 수 있는 것은 책 한 권 뿐이었다. 클로즈업도쿄 책은 정말 유용했다. 지렁이 같은 글씨로 꼼꼼하게 표시해놓은 포스트잇들이 보인다. 책이 너덜너덜해 질 때 까지 봤던 기억이 난다.



당시 신종플루의 위험으로 인해 마스크를 끼고 만반의 준비를 하여 공항에 내렸고 10분 뒤에 마스크는 버려졌다.



일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일본은 바로 자판기였다. 음.. 지금의 물가와 크게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왜 암바사 였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택시 타는 곳을 지나, 무료셔틀버스를 타는 곳으로 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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